BBNG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선후배들 총 9명이 모여 함께 사용하는 공동 작업실 ‘BBNG’를 소개합니다. 타이포그라피,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브랜딩 등 다양한 분야를 하는 학우들이 각자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매주 작업실에서 진행하는 회의를 통해 본인의 작업 현황을 공유하고 이야기합니다. 작은 스터디로 시작해 작업실로 규모를 키우게 된 뺑이는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는 아지트이자 휴식처입니다.

@lab.bbng

현재 몇 명이 함께 사용하고 있나요?

9명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구성원들은 원래 어떤 관계였나요?

처음부터 친했던 사이인 시각디자인과 동기 친구들 4명이서 시작했고,  초반에는 스터디를 함께 하다가 작업실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구성원들의 성함과 학년은 어떻게 되나요?

곽은비(4학년), 김항욱(3학년), 김도엽(3학년), 차정원(3학년), 이세미(3학년), 이나림(3학년), 김혜인(3학년), 이건호(2학년), 유지예(2학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업실을 만들기 전에는 주로 어디에서 작업했고, 그 환경에서 가장 불편했던 점이나 한계는 무엇이었나요?

보통 스터디 카페를 많이 이용했었고, 스터디를 한 달 정도 운영할 때에는 사실상 다 같이 만날 수 있을 만한 공간이 없어서 항상 디스코드로 진행을 했었습니다. 온라인 화상 체제를 이용해서 공간의 한계를 극복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공간을 구하고 구성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보증금이나 월세, 그리고 멤버 모집이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학생의 신분으로 감당할 수 있는 금액 내에서의 괜찮은 평수와 컨디션의 매물을 구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었고, 반지하가 아닌 제대로 된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매우 노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미대생이라고 하면 세를 내주기 꺼려하는 주인분들이 많아서 더 힘들었어요. 구글폼으로 새로운 멤버를 모집하려고 했을 땐 초반에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어요. 작업실을 구하고 나서는 전기세나 보일러비를 어디로 내야 하는지 몰랐고, 사업자 이전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많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개인 작업실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공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교의 작업 공간과 이곳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가장 큽니다. 전문 분야가 각자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궁금한 것을 서로 공유하고 배워가며 도움을 받기도 하는 이런 과정들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느껴져요. 실제로 옆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자극 받아서 나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한 멤버들도 많았어요. 학교에서는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가변적이지만 작업실에서는 동일한 사람들이 계속 내 작업 과정을 지켜보는 거니까 그게 굉장히 다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실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조건은 무엇이었나요?

화장실이요. 화장실이 건물 외부에 있는 곳이 대부분이며 남녀 공용인 곳, 그리고 생각보다 위생 상태가 정말 안 좋은 곳들이 엄청 많아요. 그래서 사실 부동산 돌아다니면서 화장실을 가장 중요하게 본 것 같아요.

학생의 입장에서 작업실 비용은 어느 정도 부담으로 느껴지나요?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작업실은 현재 월세가 싼 편임에도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때가 있을 수 있어요. 보증금이 가장 큰 관건이기도 합니다. 보증금 같은 큰 돈을 학생이 바로 내기는 쉽지 않아요.

이 공간에는 어떤 규칙이 있고, 구성원들은 공간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외부인을 데려오려면 꼭 공지를 해야하고, 청소 당번이 정해져있기에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를 돌아가면서 합니다. 그리고 규칙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불만 사항 같은 것들을 서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게 하자는 것이 운영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또한 일주일에 한 번씩 본인의 작업 현황을 공유하는 장표 발표와 격주로 폰트 리서치를 하며 그래픽 작업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하는 회의가 있습니다.

공간을 함께 사용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배려는 무엇인가요?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후배들이 불편하지 않게끔 선배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줘야 함께하는 사람들이 오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업 방식이나 생활 습관의 차이로 갈등이 생긴 적이 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했나요?

저희 작업실은 개인 책상(공간)이 있어서 개인 공간이 보장되기 때문에 하나의 책상을 나눠쓰는 작업실들과는 다르게 작업 방식에 대한 갈등은 없어요. 하지만 생활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 출동이 존재하는 편입니다. 각자의 위생과 청결도의 기준이 다르기에 공용 공간을 사용할 때 민감한 부분들이 있고, 소득 수준도 달라서 공용 자금 지출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도 해요.

학교에서 친구로 지낼 때와 작업실에서 함께 작업할 때 서로를 보는 방식이 달라졌나요?

기존 멤버들 같은 경우, 이제는 서로가 어떻게 작업하는지, 스타일과 작업방식을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어 서로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뤄지게 되었어요. 작업의 전 과정을 지켜보기에 날카롭고 솔직한 피드백이 가능해졌고, 그러다 보니 서로의 작업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공동 작업실을 함께 이용하는 분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나요?

많습니다. 사업도 같이 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공동 프로젝트를 정말 추천합니다. 작업실에서 같은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매일 만나서 작업하기 때문에 소통이 굉장히 원활하게 이뤄집니다. 저는 저희 작업실 사람들을 포함해서 다른 외부 사람들과도 공동 프로젝트를 한 적이 몇 번 있는데 그럴 때 조차도 같이 작업실을 쓰는 사람들과 조금 더 일하기가 수월한 점이 있어요.

작업실 사람들끼리의 친밀도를 올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디 출품을 하지 않는 작은 프로젝트라도 한 번씩 다 같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는 것이 자신의 작업에 영향을 준 경험이 있나요?

매주 장표를 공유하면서 ppt를 구성하거나 기획하는 법에 대해 다른 친구들의 것을 참고하며 배우게 되고, 폰트도 공유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로의 작업물에 대해 깊이 있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브랜딩을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얻는 가치가 굉장히 커요.

반대로 다른 사람의 작업을 보며 위축되거나 비교하게 된 적도 있나요?

엄청 많아요. 알게 모르게 속으로 비교하고 시기하지만 그런 감정이 든다는 건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타인에게 배울 점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 비평이 아닌 비난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친구와의 우정과 동료 간의 관계 사이에서 선을 잘 지켜야하는 것 같습니다.

함께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시험 기간인 것 같아요. 밤을 새는 경우에 혼자 있으면 힘들 때도 있는데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서로 힘이 되고 도움이 됩니다.

일주일에 얼마나 자주 작업실에 오나요?

혜인
저 같은 경우에는 수작업을 위주로 하다 보니까 작업 시간 및 환경이 조금 유동적인 편이라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회의할 때 오는 편이에요. 그래서 한 달에 세 번에서 많으면 다섯 번 정도 오는 것 같습니다.

은비
저는 적게 온다 해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오는 것 같고, 만약에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있다거나 바쁘면 사실 일주일 내내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 작업실에 오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요?

학기 중에는 작업실에서 밥 먹고, 작업하고, 쉬고, 자고, 그때 그때 필요한 작업들을 하는 편입니다. 방학 때는 작업실에 매일 출근하듯이 오전 11시에 도착해서 밥 먹고, 작업을 2-3시간 정도 하고, 1-2시간 쉬고, 그 이후로 계속 작업을 하다가 미팅이 있으면 나가서 미팅도 하고 다시 돌아온 후 밤 12시 쯤 귀가하는 루틴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작업실이라는 공간 때문에 가능해진 작업이 있나요?

정기 회의가 있고 스터디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작업을 쉬지 않고 계속 하게 됩니다. 또한 장표를 만들어서 보고해야하기에 필연적으로 본인 작업을 아카이빙하는 습관이 생겨요. 아카이빙을 생활화하게 되는 점이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라서 작업실에 작업하는 현재의 방식이 큰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실을 만든 뒤 작업량이나 작업 시간이 달라졌나요?

많이 늘게 되었어요. 앉아 있으면 뭐라도 하게 됩니다!

작업실에서 나누는 대화는 주로 작업 이야기인가요, 아니면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나요? 작업 외에 밥을 먹으면서 쉬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다른 일도 이뤄지나요?

평소에는 사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고, 시험 기간에는 작업 이야기 ⅔ 사적인 이야기 ⅓ 정도의 비율로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작업실에서 거의 생활을 하다보니 작업 말고 다른 일들도 많이 합니다. 

각자 자신의 책상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물건 하나를 골라주신다면 무엇인가요?

은비
상하이 여행 가서 산 귀여운 키티 인형이요. 작업실에서는 나의 취향으로 내 공간을 꾸밀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혜인
킨더조이에서 뽑은 트리케라톱스 모형이요. 귀여워서 좋아합니다!

건호
퍼글러 징징이 인형이요. 이 친구를 보고 있으면 과제로 지친 나에게 위로를 주는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작업실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혜인
커팅매트요. 생각보다 없으면 불편하고 학교 프린트실이 아닌 작업실에서 자르는 게 편합니다. 또한 프린터기와 스캐너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은비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다같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건호
라꾸라꾸(접이식 침대)요. 작업실 장기 거주자로써 라꾸라꾸가 없으면 작업 효율이 낮아집니다. 못쓰면 우울해요.

공동 작업실을 함께 사용하는 분들과 공동으로 구매하거나 사용하고 계신 물건이나 프로그램이 있으실까요?

대표적으로 물을 공구하고 있고, 구글 계정을 공유하거나 폰트를 공구하기도 합니다. 또한 냉장고, 에어컨, 빈백 등 작업실을 구성하는 공용 물품들은 모두 공동으로 구매하고 있어요.

지금보다 규모를 키우거나 다른 형태의 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지금 공동작업실을 함께 쓰는 사람들과 계속 일을 이어가거나,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스튜디오처럼 함께 키워가고 싶은 생각이 있으실까요?)

처음에는 디자이너들의 커뮤니케이션 장을 만들어보자는 게 운영진들의 목표였어요. 작업실의 크기를 키워서 여러 명과 함께하면 더 좋은 장비를 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인원으로 이어가는 것의 장점도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팀원들끼리 더 돈독해졌고, 언젠가는 지금의 인원들끼리 대형 프로젝트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나중에 각자 사회에서 자리를 잡게 되더라도 서로 계속 연락할 수 있고 일을 함께 하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작업실이 생기기 전과 지금, 자신의 작업 방식이나 생활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한 강제성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비유를 하자면 독학 재수를 하다가 관리형 독서실에 들어간 느낌입니다. 또한 타인과의 소통으로 인해 식견을 넓히게 되었고, 작업을 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 방식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업을 만드는 데 좋은 작업 환경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은비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부생이 실력을 늘리기 위한 방법은 노력의 영역이기 때문에, 온전히 집중해서 내 역량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확실한 나만의 공간이 필요해요.

혜인
서울에 본가가 있지 않고, 자취를 하게 되면서 룸메이트랑 같이 생활한지 꽤 되었어요. 그렇다보니 공간을 혼자 쓸 기회가 적었고, 룸메이트를 배려하는 차원에서라도 따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었습니다. 작업실에 들어 온 이후로는 훨씬 자유롭게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어요. 좋은 작업을 위해서는 환경이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본인에게 이 작업실은 단순히 ‘작업하는 장소’ 이상의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은비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친구들과 만나는 게 힘들어지기 때문에, 작업실 사람들이 큰 힘이 됩니다.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게 하기에 인간관계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혜인
아지트이자 휴식처예요.

다른 시각디자인과 학생에게 공동작업실을 추천하고 싶나요? 그렇다면 어떤 학생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추천합니다. 수작업을 많이 하는 학생보다는 디지털 작업을 하는 학생들이 공동 작업실을 갖게 되면 만족도가 높을 것 같아요. 수작업을 하는 학생들은 들고 다녀야 하는 재료가 많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또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피드백을 자주 받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요. 그리고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이 작업실 생활을 하기에 더 편할 것 같습니다.

공동 작업실을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생각보다 금전적인 요소가 너무 많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모든 재정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총무가 꼭 필요합니다. 또한 리더 기질이 있는 사람, 즉 어떤 것을 책임질 사람이 필요해요. 친구들끼리 함께하는 것이더라도 공동의 책임이 생기고 금전적 손실이 엮여 있는 관계라면 책임자 한 명은 무조건 있어야 합니다.

초기 비용이 꽤 많이 들기 때문에 최소 2-300만원 정도 금액의 여유도 있어야 해요.

그리고 중고 사이트에서 가구 구하는 게 생각보다 싸지 않습니다. 차라리 택배로 시켜서 기사님이 도와주시는 게 훨씬 이득일 수 있어요!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온다면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나요?

작업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인성입니다. 인성이 좋은 사람이자 참여도가 높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요! 기껏 구한 작업실인데 자주 안 오고 참여도가 저조하다면 그건 개인 창고를 구한 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참여도가 높은 사람이 들어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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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작업실 사진 © 홍익시디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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