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777》 아트디렉터, 김신원·신혜원

2021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전시 《R777》의 아트디렉터 김신원·신혜원 동문을 인터뷰했습니다. 김신원·신혜원 아트디렉터는 행운의 상징과 홍문관 7층을 연계하여 ‘R777’ 전시 기조를 정립하고, 전시의 시각적 상징요소인 칠면체 주사위와 〈R777타입페이스를 제작하는 등 올해 졸업전시의 전체 아트디렉팅을 담당했습니다. 두 아트디렉터가 이야기하는 《R777》의 기획 배경과 준비 과정을 아래 인터뷰에서 만나보세요.

왼쪽부터 박유빈('13), 강채원('13), 이승현('13)

2021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전시 아트디렉터 김신원 님, 신혜원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홍익시디 소식지〉 구독자를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원
안녕하세요. 저는 17학번 4학년 김신원이고, 그래픽 디자인을 도구로 다양한 장르의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혜원
안녕하세요. 저는 17학번 4학년 신혜원이고, 브랜딩과 아트디렉팅, 타입 디자인 위주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R777 메인 포스터, 초록색 풀 배경 위에 초록색과 노란색의 포스터가 놓여있다. 포스터 안에는 R777 레터링과 7면체 주사위가 배치되어 있다.
R777》 포스터

이번 졸업전시 《R777》 아트디렉팅을 함께 하셨는데, 두 분이 함께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신원
저희의 협업 스타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조금 자유로운 스타일이라면, 혜원이는 체계적인 스타일이에요. 혜원이가 체계를 세우면 제가 조금 자유롭게 풀어보는 식으로 작업 방식이 서로 잘 맞았어요. 그래서 졸업전시 아트디렉팅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혜원
이전에 저랑 신원이는 소모임 한글꼴연구회랑 그린비의 소모임 회장이었거든요. 당시 그린비랑 한글꼴연구회의 콜라보 전시 《티셔츠는 어디에나 있다》를 함께 아트디렉팅을 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같이 해보면서 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이번에는 신원이가 먼저 제안을 해줘서 둘이 시작하게 되었어요.

《티셔츠는 어디에나 있다》, @tshirts__everywhere

올해는 아트디렉터 두 분과 함께 아트디렉팅 팀이 있었잖아요. 팀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협업 방식에 대해 간단하게 들을 수 있을까요?

혜원
아트디렉팅 팀을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처음 지원할 때 팀이 전부 다 꾸려지면 좋겠지만 처음에는 저희 아트디렉팅 팀과 도록 팀만 존재했어요. 도록 팀에는 황재희와 유혜린 동기가 함께했는데, 원래 친한 사이였고 작업 스타일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믿고 맡길 만한 친구들이었어요. 그 이후에 사진과 영상, 웹 팀을 꾸렸는데 그 경우에는 공모를 진행해서 공식적으로 모집했어요. 포트폴리오를 통해서 지원받았고 너무 멋지고 좋은 분들이 지원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아트디렉팅 기획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하는데, R777이라는 행운의 상징 기조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신원
홍익시디의 전통에 충실하되 동시대성을 담으면서 이걸 유쾌하게 풀어나가 보자는 생각이 시작이었어요. 아무래도 270명이나 되는 졸업자분들의 취향을 저희가 다 맞춰드리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홍익시디 그 자체를 상징할 수 있는 기조였으면 좋겠다, 아트디렉터의 욕심을 부려서 저희가 원하는 기조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홍익시디다운 게 무엇일까.를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또한 저희는 숫자에 관련된 요소나 일상생활에 있는 것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조를 논의했을 때 시디과의 대명사는 7층이 아닐까,7이라는 숫자와 R동을 연관 지을 방법이 없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고, 이후 학과장님의 조언을 얻어 행운을 강조한 R777기조가 탄생했습니다.

R777》 전시 전경

보는 내내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했어요. 이번 졸업전시 전에 7층이 공간 공사로 많이 바뀌었는데,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공간의 변화도 영향을 끼쳤을까요? 

혜원
졸업준비위원회가 오프라인 전시를 강하게 추진했던 이유도 공간이 개선된 뒤에 하는 첫 번째 전시라는 이유가 컸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전시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확신이 정말 늦게 섰거든요. 졸업전시를 하는 분들도 많다 보니 이 결정 자체의 위험성을 충분히 숙지한 뒤에 방역 수칙도 철저히 세워서 안내해드리고 학생분들께 시스템을 지켜주실 것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신원
저희가 이번에 전체적인 동선이나 관람객의 편의 같은 것도 고려해서 시스템도 같이 디자인했거든요.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단순하게 디자인에만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운영에도 참여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칠면체 주사위 3D 오브제,R777〉 타입페이스

전시 자체를 기획하셨네요. 이번에는 아트디렉팅의 행운의 상징 키 비주얼 도출 과정에 대해서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포스터의 일곱 면 행운의 주사위는 물론이고, 졸업전시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보면 뻐꾸기시계나 드림캐처 같은 다양한 오브제들이 티저 이미지에 등장하는데 이러한 오브제들의 선정 기준이 있었나요? 

신원
메인 포스터의 경우엔 이미지 심볼, 타입 심볼 두 가지를 중심으로 전개했어요. 포스터의 이미지 심볼은 주사위고 타입 심볼은 〈R777〉 타입페이스입니다. 칠면체 디자인도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주사위를 찌그려도 보고 늘려도 보고 자르기도 해 보고 합쳐도 보았는데, 육면체에서 한 모서리만 잘린 형태가 제일 직관적이고 칠면체 주사위를 잘 나타낸다고 생각해서 현재 디자인으로 결정했습니다. 〈R777〉 타입페이스는 혜원이가 아이디어를 내준 건데 ‘R777’의 각 획이 총 7획으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인 타입페이스입니다. 그리고 양희재 디자이너님과 민본 교수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포스터의 직선적인 면 분할 레이아웃은 홍문관의 도면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혜원
다양한 오브제들이 등장한 인스타그램 콘텐츠 같은 경우, 메인 아트디렉팅에서는 홍익시디 성격 자체를 많이 강조하다 보니 저희의 디자인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곳이 인스타그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SNS 콘텐츠를 강화하게 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홍보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해서 그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썼던 것 같아요. 

R777 티저, @hivcdgw

그래도 바쁜 일정에서 나온 티저들 덕분에 졸업전시에 대한 기대가 한층 더 커졌던 것 같아요. 이번 졸업전시는 역대 졸업전시 중 가장 많은 졸업생이 참여했다고 알고 있어요. 27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졸업전시를 준비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인상 깊었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혜원
사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270명 모두에게 동의를 얻거나 의견을 받는 작업이었어요. 대규모이다 보니까 한 명 한 명 다 챙겨드릴 수 없어서 최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했어요. 저희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반대 의견이 많이 없었고 잘 따라와 주셔서 되게 다행이기도 하고 감사했어요.

신원
저희는 전시는 다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모두가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반 대표자 회의도 4회 정도 진행하면서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시각물이나 반별 아트디렉팅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정말 많이 나눴어요. 회의 때마다 스프레드시트에 각 반 반장 및 아트디렉터의 의견을 수합해서 최대한 반영하려 했어요. 비대면이었기 때문에 소통을 잘하기 위해 더 노력했고 학생분들도 그걸 알아주신 것 같아요.

AXIS AXIS, BRODD

두 분 다 졸업 작품과 아트디렉팅을 병행하셨잖아요.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혜원
어려웠던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저는 팀으로 작업했는데, 아무래도 아트디렉터로서의 작업량이 많아 개인 작업에 신경을 많이 못 쓸 수 있다고 처음부터 양해를 구했고 그것에 동의를 해준 좋은 친구가 있어서 함께 작업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아트디렉팅 작업과 개인 작업 둘 다 만족스럽게 나와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신원
초반에는 할만했으나 아무래도 과 특성상 막판에 일이 몰리더라고요. 특히 막판에 디자인 마감과 웹사이트 가이드라인 작업을 진행할 때는 매일 3시간씩 자면서 혜원이랑 지옥의 2주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불면에 시달렸던 것을 빼고는 정말 재밌었어요.

병행하시느라 너무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혹시 내년 졸업전시 아트디렉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혜원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둘 중에 꼭 하나만 하자... 저희가 이번에 온라인 전시와 오프라인 전시를 동시에 열었는데 사실 초반에 전시 방식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었어요. 거의 50:50이었는데 그중에 간발의 차이로 동시에 열기로 한 거거든요. 이 방식의 장점이 분명히 있지만 동시에 전시를 여는 것에 대한 모순과 어려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온라인에 작업을 게시하려면 실물 촬영이나 디스플레이 작업을 먼저 마감해야 하는데 전시를 동시에 진행했을 때 필요한 소스가 완성되어 있지 않아 업로드가 힘들었고, 이런 진행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원
맞아요. 그 부분이 어려웠고 아무래도 작년 졸업전시는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다 보니 저희는 이번에 오프라인 인수인계가 조금 부족했었거든요. 올해는 동시에 진행했으니 두 개 모두 인수인계를 확실하게 받고 일정을 미리미리 계획해서 마감일을 꼭 지킨다면 훨씬 수월하게 진행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혜원
저희가 거의 4월부터 아트디렉팅을 시작했거든요. 정말 이른 시기부터 작업에 몰두했고, 심지어 모든 단계의 계획들을 작년보다 한 달씩 빠르게 진행했는데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둘 다 마지막에 업무가 초과돼서 조금 많이 힘들었습니다.

소식지 팀
그래도 전시 웹사이트를 실제 작품과 같이 전시해두신 경우가 많더라고요. 직접 웹사이트를 구축하려면 어렵기도 하고 따로 웹 빌더 등을 쓰거나 해야 하는데 멋진 웹사이트와 함께 DP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2021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주간 웹사이트, hivcdgw2021.com

무사히 졸업전시를 마무리하신 소감은 어떤가요?

혜원
무사히는 잘 모르겠는데요! 우당탕탕이긴 했는데. (웃음)

신원
저는 우선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그분들께 정말 고마워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꼭 졸업 준비 자금을 마련해두어라. 돈이 갑자기 많이 들 수 있다.입니다. 저는 갑작스러운 지출이 많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혜원
저도 졸업전시를 끝냄으로써 학교를 떠나게 되는 게 살짝 아쉽긴 한데요. 그만큼 후련하기도 했고요. 이번 졸업전시에 누구보다 과몰입한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으시겠지만 졸업전시에 과몰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도와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신 시점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신원
저는 3D 그래픽과 패션을 융합시켜 창의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연구하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한 학기가 남은 관계로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계획 중 하나입니다.

혜원
저도 일단은 12월은 조금 쉬었다가 1월부터 취업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저는 즉흥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일단 미래를 생각하고 있진 않아요. 저도 신원이와 비슷하게 패션과 디자인 그리고 아트디렉팅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으로 연구를 더 많이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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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R777》 포스터 © 김신원·신혜원 | 《티셔츠는 어디에나 있다》 포스터 © 김신원·신혜원 | 《R777》 전시 전경 © 권시은 | 칠면체 주사위 3D 오브제 © 김신원·신혜원 | 〈R777〉 타입페이스 © 김신원·신혜원 | 《R777》 티저 © 김신원·신혜원·추아영·박송이·유혜린·황재희 | 《AXIS AXIS》 © 김신원 | 《BRODD》 © 신혜원·박에스더 | 2021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주간 웹사이트 © 디자인:김신원·신혜원·김재연·정채령·한솔빈, 개발:드림앤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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